|
|
밥먹고 복싱하러 갈랬는데 이제샤 밥이 되는 소리가 들린다.
밥이 잘 되었을려나..모르겠다. 초등학교때부터 우리집은 오롯이 현미로만 밥을 해먹었는데 그러다보니 백미로 한 하얀 쌀밥은 나와 울오빠의 '제일 좋아하는 음식'이었다. 밥이 음식이냐고? 당시 현미는 지금 현미처럼 보들거리지 않았어. 그땐 정말 꺼끌거리는 정도가 장난이 아니었다고. 알아? (버럭!) 하지만 정말 잘먹는 우리 남매는 잘 적응해서 그 현미밥 마져도 엄청 먹어댔지. 자취를 시작하면서 우린 백미를 마음껏 해먹을 수 있음에 열광했더랬어. 아 정말, 잘된 백미밥은 반찬 없어도 한 그릇 뚝딱할 수 있었던 때가 있었지. 요즘 슬슬 나이 먹는 것도 무섭고; 난 또 워낙 방탕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, 몸도 좀 관리 들어가야겠다 싶어서 한달 쯤 전에 올가에서 현미랑 현미 찹쌀을 시켰네. 그조차도 해먹는 걸 한참 미루고 있었던 거지. 오늘은 시험기간인데 스케줄도 없고 하여 집에 와서 막 뒹굴거렸거든. 근데 문득 며칠 전에 사온 '착한 미생물' 어쩌고로 락스 대용으로 쓸 세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거야. 락스로 닦으면 세균들이 내성이 생겨서 점점 더 센 락스로 닦아야 하는데 이 착한 미생물 원액을 쌀뜨물에 넣고 설탕, 천일염 넣고 한 일주일 정도 묵히면 훌륭한 살균제가 된다는거야. 뿐만 아니라 쌀뜨물 그냥 버리면 강물이 부영양화 되고 뭐 이러면서 오염된데. 난 또 한 환경친화적, 건강친화적 이런거 좋아함 하잖아. 결론적으로 쌀뜨물이 필요하게 된거고 그래서 쌀을 씻고 밥을 앉히게 된거야. 현미를 씻어 앉혔으니 아무 생각없이 쿠쿠에서 발아 현미밥을 눌렀어. 내 밥솥이긴 하지만 내가 잘 안쓰다 보니 어떤 기능이 있는지도 몰라. 4h라고 뜨길래 저게 뭔가..했는데 혹시나 해서 네이뇬에 '쿠쿠 발아현미밥' 을 쳤더니, 그 4h는 바로 4 hours 즉 4시간을 의미하는 거였어. 다시말해 몇시간 동안 현미를 발아시켰다가 밥을 할거란 말이었지. 심지어 사람들 평이 '냄새가 난다'는거야.. 한참을 고민했어. 오늘 저녁은 그냥 바나나 먹고 때울까? 내일 아침에 저 밥 먹고 갈까? 그치만 나는 조금 전에 시어지다 못해 푹푹 쉬어버린 김치를 박박 씻어서 밥 싸먹을 모든 준비를 모두 마치지 않았다니. 김치 씻고 쌀뜨물로 천연세제까지 만든 내가 밥을 못먹는다는 건 너무 불쌍하잖아-_- 한 20분 정도 발아 하셨는데, 그냥 취소 누르고 다시 잡곡 선택해서 취사 버튼 눌러줬어. 지금 밥 되는 냄새가 나는데 왠지 예사롭지 않아. 조금은 걱정도 된다고. 그치만... 난 냄새나는 것도 잘 먹으니까. ㅎㅎㅎㅎㅎㅎ 유후~ 심지어 낫또랑 비벼먹을거야. ㅋㅋㅋㅋㅋㅋ 아우 생각만해도 곰곰해~
|
|